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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2.29 2017/12/23 버즈 전국투어콘서트 Be One 대구 후기

 

콘서트 끝난 지 일주째

아직도 행복하다.

 

 

 

뭐랄까..

행복이 온몸을 휘감은 공연이었다

버즈 콘서트를 다니면서 이번을 최고로 꼽을 만큼 레전드였던 공연

행복과 희열을 느꼈달까...

 

 

경북대 대강당이 아담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풍겨서

처음 들어섰을 때 오늘 공연 재미있겠다고 기대를 했는데, 역시나!

 

 

처음 버즈가 무대에 들어섰을 때,

지난 주 부산 콘서트의 초반 분위기와 다르게

멤버들 모두 컨디션이 정말 좋아보였다.

 

 

회상해보면, 그날은 노래가 정말 최고였다.

보컬 민경훈의 노래 실력에 풍부한 감정까지 더해져서...

 

 

버즈 정규 앨범 중 나의 최애 순위를 매겨보자면

1집>4집>2집>3집 순인데

3집 노래는 내 취향에서 제일 멀었다.

그래서 활동했던 my darling my love의 진가를 몰랐는데...

 

<3집 활동 시절 my darling>

 

<3집 활동 시절 my love>

 

 

 

콘서트에서 민경훈이 불러낸 my darling과 my love 두 노래는....

"와... 이게 이런 노래였어?" 하고 다시 보게 되었다.

노래의 재발견!

깊어진 가수의 감성이 노래에 담겨서... 전달력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깜짝 놀랐던..

 

 

이번 전국투어 시즌에서 두 번째 손가락에 꼽는 노래가 되었다.

하도 잘 살려서 my darling 가사처럼 "최근에 누구랑 이별한 거 아니야?" 생각이 들 정도로 ㅋㅋㅋㅋ

 

 

눈을 감고 듣게 될 정도였으니...

황홀하고 좋았다.

 

 

star를 부를 때는,

민경훈이 가장 본연의 목소리로 편안하게 부르는 노래가 아닐까한다.

내가 star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콘서트에서 최고였다고 생각하는 곡을 꼽자면... 단연

'우리 이별 앞에 지지 말아요'

이것도 3집 수록곡이라는 놀라운 사실!!!

 

 

민경훈의 노래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감정이 얼마나 깊어졌는지

제일 내 취향이 아닌 3집 수록곡들이 이번 콘서트의 최애곡 123위를 차지했으니... ㅎ

3집 좋아하는 분들은 감동을 먹었을 것같다.

 

 

조용조용히 부르는 부분과 폭발하는 클라이막스가 어우러진 '우리 이별 앞에 지지 말아요'

"노래 장인이다" 생각이 들 정도로...

그냥 최고였다. CD 목소리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난 지금 부르는 느낌이 훨씬 좋다.

 

 

크리스마스 콘서트라 캐럴도 불러줬는데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라는 익숙한 캐럴이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들렸다.

 

 

"민경훈은 가성도 참 좋구나." 느꼈던 노래

터트려내는 고음도 좋은데

그냥 편안하게 부르는 느낌도 참 좋다.

 

 

앙코르에서 그림자를 선택한 건 좋은 선곡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림자는 4집 수록곡으로.. 세월호 사고를 기억하며 만든 노래다.

초반에 사이렌같은 소리가 들리는데, 사이렌이 아니라 고래의 울음소리라고....

가수가 "비겁해"라는 가사를 "비거어~ㅂ~해"라고 살려 부르는데 진성에서 가성으로 넘기며 부른다.

문득 뮤즈의 time is running out이 떠오르게 하는 부분이었다.

 

 

 

멘트로는 4집 관련 이야기가 정말 기억에 남는다.

8년 만에 버즈가 뭉쳐서 야심차게 내놓았던 4집

이전 앨범들과는 다르게, 멤버들이 직접 만들고 작업한 노래들이 가득 담긴 첫 번째 앨범

그래서 더 힘주고, 완벽을 기했단 것을 알고 있다.

 

 

 

4집이 잘 안되었다는 것 역시도 알고 있다.

이전의 버즈 느낌을 기대하는 대중이 많다는 것도...

너무 좋은 앨범이기에 흥행하지 못한 것이 이해가 잘 되지 않았는데

버즈가 8년 만에 갑자기 나와서 인지도가 떨어지고, 홍보가 미약한 등의 이유라고 생각했다.

 

 

버즈의 지금 행보를 응원하는 팬의 입장에서는,

비록 크게 흥행하지 못했지만 보석 같은 그런 앨범을 만들어주는 게 좋았다.

그들의 현실이 얼마나 차가웠을지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 가수의 이야기를 통해

현실이란 게 정~말 차가운 것이란 걸 느꼈다.

 

 

야심차게 준비한 앨범이 한달에 20만원이 들어올 정도로 적자였다는데

구체적인 수치에 충격~

명반이 알려지지 않은 것에 누구보다 마음이 아팠을 거다.

 

 

정말 고마운 건 그때, 크게 탓하지 않고

계속 하고 싶은 음악을 하라고 말해준 롱스타일뮤직 (구 산타뮤직)

세상 어떤 회사가 그렇게 말해줄 수 있을까?

 

 

드러머 김예준의 다음 카페에 가보면 그가 회사 식구들에 대해

'정말 좋은 분들', '우리나라 썩은 기획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분들'이라고 자신하며 말했었는데

4집의 현실을 전해듣고 나서야 "아~"하고 이해가 되는 대목이었다.

 

 

롱스타일뮤직은 버즈가 1집 전국투어콘서트를 할 때부터 공연 기획사로 함께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버즈를 정말 아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감사하다.

 

 

이야기 끝무렵에 한 남자 팬이 4집 성적이 저조했던 것에 대하여 "죄송해요" 라고 소리쳤다.

민경훈이 놀라서 "왜 죄송하냐고, (팬분이) 죄송할 일 아니라고" 훈훈한 토크가 이어지다가

토크가 끝나고 새로운 노래 소개하기 직전에 완전 뜬금없이 

"죄송해하지 마요" 스치듯 속삭이는 가수

 

 

2016년 방영된 히든싱어 민경훈 편에서

"자기가 (예능에) 안나가서 앨범이 안됐나"하고 속으로 자책하기도 했었다는 가수...

그래서 더욱 "죄송하다"고 말한 팬의 마음이 신경이 쓰였던 거겠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예쁘다.

 

 

그래도 미니앨범 Be One의 사랑하지 않은 것처럼이 나름 히트하고

민경훈이 예능 아는 형님에서 활약해온 덕분에

멤버들 모두 올 겨울은 따뜻하게 보내고 있다고 한다.

 

 

콘서트장을 나오면서 나는 생각했다.

"세상에 확신할 수 있는 건 적지만...

버즈가 노래를 하는 동안은 내가 오래 사랑해줄 수 있겠다... 사랑해 주자"

 

 

그들은 노래하고, 나는 따라부르며, 박수치며, 감동을 주고 받았던, 눈빛을 주고 받았던

행복한 느낌이 아직 가시지 않는다.

 

 

 

덕분에 일상에 짜증이 확 줄었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떨어질 때 즈음 다시 일산 콘서트가 있으니까!

버즈효과!!

 

 

 

버즈 전국투어콘서트 일산 2018/1/27 PM6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인터파크 예매 go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