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책임

기타/일상 2014. 6. 23. 00:33 Posted by thankful_genie







최근 한 영화를 보고 새삼스레 깨달은 점이 있다. 너무 당연하지만, 이전까지는 피부로 와닿지 않던 것이 새로이 다가온 순간이었다. 바로 선택책임에 대한 것이다.




이전까지 선택이란 것은 나에게 그저 여러 가지 맛있는 사탕 중 어느걸 고를까~ 하고 생각하는 정도였던 것 같다. 그 중에 어떤 사탕을 선택함으로써 발생할 결과를 생각하기 보다는, 각 사탕의 색깔과 맛, 즐거움에 심취해서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나에게 선택은 항상 어려웠다. A와 B 모두 각자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A를 선택하고 나서도 B를 동시에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이 흐지부지하고 잘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우연히도 중대한 기로에 선 한 여인이 굳은 선택을 하고, 평생 그 책임을 몸소 겪으며 살아간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보고 선택이란 어떤 경우든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A와 B의 매력을 둘 다 가질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우린 둘 중 하나를 선택함으로써 하나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게 잘 된 선택이다. 난 어린 마음에 "A를 우선 가지고 나중에 B를 가지면 되지 않나?"라고 그동안 생각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삶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런 흐지부지한 마음으로는 결국 원래 선택했던 A 마저도 제대로 누릴 수 없게 될거라는 깨달음이 들었다. 




사실 그 선택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지만, 선택한 이상 마음이 굳건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택의 결과가 어떨지에 대해 철저하게 이해하고, 각오를 단단히 해두어야 하는 것 같다. 비록 그 선택의 순간이 의도치 않았더라도 말이다...







난 선택을 당했었다. 내 조그만 세상이 또 한번 무너지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무언갈 선택할 기력이 없었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 상관이 없어졌다고 할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조금씩 회복이 되었다. 물론 자주 좌절감이 몰려들었지만 그래도 '죽을 수는 없었다'. 그게 항상 나의 결론이고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제까지 굳건하지가 못했다. 그래서 살아있지만 마치 죽은 듯 시간을 흘려보냈다. 




하지만 이제 깨닫는다. 처음에 난 선택권이 없이 그저 당한 것이지만, 그 일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나의 선택이다. 그리고 선택이란 것은 B라는 길이 매력이 없어서 버리는 것이 아니라, A가 최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B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래야 A를 제대로 지킬 수 있고 굳건하게 나아갈 수 있다. B를 완전히 버릴 수 있는 마음가짐이 되어야만 말이다...




'버려야 얻는다.'란 말을 이제야 몸소 느꼈다.




다행히 난 굳건한 선택을 했고, 하나를 버리기로 했다. 비록 내 세계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었지만, 버리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오랜만에 이런 깨달음을 얻고, 각오를 다지게 되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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