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노다메 칸타빌레

마음에드는/영화 2014. 11. 3. 15:34 Posted by thankful_genie

안녕하세요~ 어린토끼입니다.

바람이 차가운 걸 보니 어느새 겨울인가 봐요. 저의 스물여섯 살 시절도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는 노다메 칸타빌레에요. 노다메 시리즈는 만화책도 있고, 일본에서 방영한 드라마도 있어요. 전 만화책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영화는 '노다메 칸타빌레 Vol.1'과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이 있어요.

 

 

저는 노다메 칸타빌레를 원래 알고 있었는데요, 사실 이렇게 좋아하게 된건 최근에 들어서에요.


좋아하는 이유를 말해보라면... 두 가지 정도가 떠오르네요^^


우선 노다메와 치아키가 서로로 인해 진정한 꿈을 찾아가거나 꿈을 발전시킨다는 점... 서로가 인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존재로 그려져서 좋았어요. 


사실 노다메의 꿈은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유치원 선생님이었죠. 방구쏭을 만들어 치면서 '즐겁게' 연주하는 걸 좋아하는 그녀에게 넓고 새로운 음악 세계의 문을 열어 준 건 치아키였어요.


치아키를 좋아하면서 그가 하는 음악에 애정과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음악 그 자체로 환희와 전율을 느끼기도 하죠. 그를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특정 곡과 사랑에 빠진다던가 하는 일이 발생해요. 예를 들면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를 듣고 그 곡과 사랑에 빠져버려요. 머릿속에서 곰돌이가 환희의 북을 치고, 그녀는 뛰어다니죠. 언젠가 그 곡을 치아키와 꼭 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제일 좋아하는 곡을 제일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연주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죠~



사랑이라는 감정은 그 자체로도 참 좋은 것이지만, 그 감정을 바탕으로 서로에게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이런 일들은,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마치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부부에게 사랑이란 감정만이 다가 아니듯이 말이에요.




그녀에게 치아키는 어쩌면, 새로운 음악 세계를 가득 담고 있어서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쉴 새 없이 쫓아가야 하는 존재였을 거에요. 그래서 노다메는 종종 혼란에 빠집니다. 치아키는 날이 갈수록 멋있고 능력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은데 그녀는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있는 것 같아 주눅이 들곤 하죠. 게다가 교수님은 그녀를 '베이비'라고 부르며 콩쿠르에도 나가지 못하게 해요.

 

하지만 그녀를 지켜보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그녀가 놀랍게 빨리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매일 자신을 뛰어넘는 도전을 포기하지 않고 해나가고 있단 것을 알아요. 


 


사실 치아키는 여자친구보다 음악을 좋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음악에 파묻혀사는 사람이에요. 천재 작곡가들이 만들어놓은 신비로운 곡의 세계를, 완벽하게 음악으로 표현해내고 싶다는 욕구가 있죠. 그들이 느꼈을 감정, 표현하고자 한 음색...을 최대한 재현해보고 싶은 마음인거죠. 그는 자아실현의 의지같은건 다지지 않아도 되었어요. 그저 좋아서 움직일 뿐이고, 그게 곧 자아실현인거죠. ^^


이런 치아키에게 노다메가 빗물처럼 스며들어 중요한 존재가 되었다는건 어찌 보면 아주 다행인 것 같아요. 안그러면 연애를 할 수 있었을라나? ㅎㅎ 노다메의 노력을 보며 초심을 다지고, 또 함께 꿈을 이루어간다는 공감대를 형성하죠.

 

 



이 영화가 마음에 드는 두 번째 이유는, 노다메와 치아키가 비슷한 매개체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감성을 공유하면서, 유대감을 만들어가는 점이 좋았기 때문이에요. (제 말이 좀 어렵나요? 표현이 쉽지 않네요.)



사실 감성이라는 건 사람 얼굴이 다 다르듯, 각자의 감성 세계가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손으로 조물조물 만들어서 완벽히 일치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그런데도 우리는 소울메이트를 찾고, 비슷한 음악과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하루 종일 그 이야기를 하면서 둘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곤 해요. 또, 게임은 남자아이들 간에 유대감과 즐거운 기억을 만드는 대표적인 매개체죠. 


연인과 영화를 보고 둘 다 그 영화에 빠져서 하루 종일 수다를 떨어본 적 있으실 거에요- 영화로 인해 비슷한 감성을 공유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편안함과 행복함을 느끼는 경험이죠. ^_^ 노다메와 치아키에게 그 매개체는 바로 '음악'이에요. 평생 가장 좋아하는 게 같은 사람이랑 함께 하는거죠. 로맨틱하네요~



영화 최종악장 편에서는 노다메의 좌절과 이를 딛고 결국 일어서는 모습을 세심하게 담고 있어요.

 




치아키와 피아노 콘체르토를 하는 게 목표였던 노다메. 그런데 그가 루이와 처음으로 콘체르토를 해버리자 목표 의지를 상실해버리고 말아요. 그들이 예상외로 환상적인 호흡을 보였기 때문이죠.

 

뜬금없이 "결혼하자"며 현실에서 도망치려고 하는 노다메. 그녀는 마치 피아노를 빨리 쳐버리고 그 힘든 과정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것 같았어요.


만약 노다메가 그저 즐겁게 하고 싶은 대로만 피아노를 쳤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유치원 선생님이 돼서 재미있는 노래를 만들어 치면서 행복해할 수도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숙련된 기술과 노력이 있어야만 쳐낼 수 있는 또다른 음악을 연주하는 경험을 아마 평생 하지 못했겠죠. 그저 만족하느냐, 아님 더 나아가느냐는 개인의 선택이에요. 하지만 중요한 건 결과가 어떨지 명확히 알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 

 

지친 노다메는 피아노를 그만 끝내버리려고 해요. 거장 슈트레제만의 제안으로 협연을 하게 된 그녀... 지금까지 발버둥 치며 쌓아왔던 실력과 노력의 시간을 한 번에 쏟아붓고 도망 치리라 생각했던 걸까요?

 

 



생에 최고의 찬사를 받은 데뷔 무대를 뒤로하고 사라져버린 노다메. 들개처럼 이리저리 돌아다녔을 것 같은 상상이 되네요. 그녀는 다시는 피아노를 치지 않으려고 해요. 힘들고, 어렵고,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길을 걷지 않고 싶었겠죠. 

 

그런 그녀를 다시 피아노 앞에 돌려놓는 인물은 바로 그녀의 사랑 치아키... 어쩌면 노다메에겐 유치원 선생이 되는 길이 편안하고 쉬운 인생일지도 모른다고 그는 고민했어요. 하지만, 그녀의 피아노를 알고, 피아노를 치며 즐거워하는 그녀를 알기에... 매 순간 이전의 자신과 싸워 얻어낸 '더 완벽한 콘체르토', 더 멋진 음악을 쳐내고 싶어하는 게 그녀의 진실된 꿈이라고 확신하기에 그녀를 다시 피아노 앞으로 데러다 놓아요.

 


엇나가려 하면 잡아주고, 서로의 자아실현을 북돋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겠네요. 둘의 감동적인 성장기에 더하여, 영화 속의 음악은 막귀인 제가 듣기에도 재미있고 좋았어요. 



이 영화를 통해 저는 뭔지 모를 '위로'를 받았답니다. 아름다운걸 보면 위로를 받듯이, 둘이 만들어가는 하모니가 좋았나봐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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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글을 여러번 수정하게 되네요. 역시 처음 쓴 글은 하이킥을 부릅니다. 뉴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