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영화도 다시 보면 달리 보인다.

그래서 오래 전 봤던 컨텐츠를 다시 보는 걸 좋아한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2013년 극장에서 보았을 땐 그저 새로운 도전과 모험을 권장하는 주제로만 받아들였다면,

 

2019년 직장인이 되려하는 시기에 바라본 주인공 월터는

자기만의 여행을 떠나려는 도전자이며

그 도전을 하기까지 용기의 무게가 달리 느껴졌다.

 

반복되는 일상의 가치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는 우리에게 특정한 역할을 요구한다.

그 워너비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쓴 시선을 받게 된다.

 

 

 

그렇게 주어진 역할만을 해내는 데 많은 시간을 쓰다보면

진짜 나를 경험하는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다보면 잊게 된다. 역할 지어지지 않은 순수한 나는 누구였는지.

 

그래서

 

가끔은 용기를 내어

진짜 나로 사는 시간을 내어

즐겨야 한다고 영화는 말해준다.

 

 

어처구니없어 보이는 모험, 헛된 상상, 우스운 일

우리가 주로 이렇게 일컫는 것들이

사실은 한 번쯤 꼭 해보고 싶어 상상해온 일들이 아니었을까?

 

인생에서 상상해보던 것들

새로운 자극을

한 번 경험해보는 시간이야말로 일상과 더불어 꼭 필요할 것이다.

 

 

나의 경우

아름다운 곳, 새로운 곳에 가보고 싶다는 욕심이

항상 마음 한구석에 존재한다.

 

아름다운 것들은 관심을 바라지 않지

 

언제 찍을 거예요?

 

어땐 때는 안찍어

아름다운 순간을 보면 개인적으론 카메라로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저 그 순간 속에 머무르고 싶지

 

 

아름다운 것은 누군가 아름답게 봐주기 때문이 아니라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고

 

일상을 견고하게 살아내는 것

가끔 역할 지어지지 않은 나의 모습을 용기있게 즐기는 것

모두 아름다운 것에 속한다.

 

지금 이 영화가 유난히 크게 와닿았던 건 아마도,

"직장인이 된다는 건, 멀고 긴 호흡을 시작하는 거겠지." 란 생각에

걱정과 기대가 교차했기 때문일거다.

오랫동안 취준생이었기에 규칙적이고 역할 지어진 직장인의 생활이 부러운 적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려니, 지금까지의 가난한 자유를 갑자기 놓기 싫은 것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가만히 생각해본다.

일을 시작하고 언젠가 순수한 내가 어떤 사람인지 기억나지 않을 때

그 순간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내 모습을 떠올리고 

경험할 용기를 갖길 바란다고.

월터가 그러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