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심리학 이야기로 글쓰기를 준비하게 되서 기분이 좋았어요.


우연히 티비에서 인문학 지식향연을 보게 되었는데,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고 또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주제인 행복에 대해 최인철 교수님이 강의하신 것을 보게 되었어요.


이번 강의는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인류의 보편적인 질문인 "어떻게 행복해질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중요 부분만 짚어서 간략하게 요약해놓은 매뉴얼 같았어요. ^_^ 얼른 정리해놓고 싶더군요.


무엇보다 여러분도 

직접 들어보시길 권해드려요. 

^^


올해 마우나리조트 참사부터 세월호, 그리고 얼마 전 일어난 총기난사 사고까지 나쁜 일이 끊이질 않았는데요...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존에 가졌던 행복에 대한 신념, 또 살면서 무엇에 가치를 둘 것인가에 대한 생각에 혼란을 느꼈으리라 예상합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하냐는 아나운서의 질문으로 강의는 시작합니다.


이에 최인철 교수는 슬픔에 공감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충분히 슬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간은 결국 그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지녔다고 믿고 있다구요. 저는 이 말이 참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언뜻 행복과 공감능력이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고,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를 통해 행복을 느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쉬울 것 같네요. 이런 관계를 형성하는데 타인의 기쁨과 슬픔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것이 꼭 필요하죠. 



전 참 호기심이 많은 성격인데요~ 최근엔 삶의 의미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스스로 질문한 것 같아요. 이처럼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또는 "행복이란 무엇인가?"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인류가 지속적으로 궁금해했던 질문입니다. 이런 오래된 질문을 계속 하고 답을 얻는 과정을 통해, 나만의 질문을 만들어내고 하나씩 답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네요.


그럼, 여러분은 행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최인철 교수는 좋은 일상으로부터 행복이 맺힌다고 말합니다. 단비를 맞아 씨앗이 새싹을 피워내듯, 좋은 일상이 모여 맺은 결과물이 곧 행복이라는 것이죠. 큰 행운(ex, 복권 당첨)을 경험한 사람보다, 일상에 소소한 만족감을 느낀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좋은 일상, 즉 감사하고 만족스러운 느낌이 드는 일상이 모여 행복을 이룬다는 말이 설득력이 있어 보이네요.


또한, 사람은 '어떤 일'을 할 때 더 행복하다고 그는 말합니다. 그래서 어떤 일이 행복과 관련이 있는지 그 연결고리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네요.



그런데 우리가 행복을 추구할 때 주의해야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 행복을 지나치게 물질적인 것으로 보는 것(행복 = 돈, 부, 물질주의)

둘째, 행복을 지나치게 마음의 상태로 보는 것


돈이 많은 것이 곧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반동으로 두번째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났는데요. 사실 저는 두번째에 해당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행복을 지나치게 마음의 문제로만 봐왔던것이죠.


하지만 사소한 마음의 상태, 변화에 100%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합니다. 사실, 너무 마음 그 자체에만 집중하다보면 실상 행복을 해치고 있는 자신의 습관이나 life style을 고치려고 노력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행복은 단순히 물질적인 것도, 그렇다고 마음만의 것도 아닌가봅니다. 이 둘을 잘 조화시킨 개념이겠지요.



서론이 길었네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행복한 일상을 규정하는 중요한 세가지 질문을 살펴봅시다. ^_^



누구와 함께 있는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떤 마음으로 하고 있는가?



1. 누구와 함께 있는가?



위 그래프에서 x축은 의미, y축은 즐거움을 나타냅니다. 함께 있으면 의미가 있고 동시에 즐거운 상대로는 친구, 배우자, 자녀, 연인이 상위에 위치합니다. 특히 자녀의 점이 오른쪽으로 치우친 것을 보아, 부모가 자녀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매우 의미있다고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네요.


반면 직장동료는 친구에 비해 즐거움과 의미를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상사와 함께 있을 때는 혼자 있는 것과 다름이 없네요. 부하나 사업파트너랑 함께 있을때는 즐겁지는 않지만, 함께 있는 행위 자체가 매우 의미있다고 느낍니다. 참 흥미롭죠? 


이처럼 우리가 만났을 때 즐겁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가족, 친구, 연인이죠... 그리고 아래에 흥미로운 결과가 있습니다. 




행복도가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으로 나누어서 관계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를 측정해보았습니다. 예를 들면, "얼마를 주면 이성친구와의 크리스마스 약속을 취소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차이는 엄청났습니다... 낮은 행복감을 보이는 사람들은 41만원이라고 답한 반면, 높은 행복감을 보이는 사람들은 620만원을 넘어가네요... 이를 통해 더 행복한 사람은 친구나 가족과의 관계를 매우 소중히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에서 사람은 친밀한 관계와 함께 있을 때 행복해진단 것을 상기해봅시다. 더 행복한 사람은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이는 곧 관계가 돈독해지는데 기여합니다. 즉, 행복해지는 선순환이 이루어지죠.


반면 덜 행복한 사람은 가족이나 연인과의 관계를 덜 소중히 여기고 정성을 쏟지 않습니다. 이는 곧 관계에서 친밀감을 떨어뜨려 행복감을 저하시키는 악순환을 일으킵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도, 우리 옆에 몇 안되는 친밀한 관계의 가치를 높게 보는 연습이 필요하겠네요!


2.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가 하는 활동(Activity)이 얼마나 의미가 있고, 재미있는지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1사분면은 성취감(fulfilling), 즉 의미와 재미를 모두 높게 느끼는 행동입니다. 2사분면은 탐닉(indulge), 의미는 없지만 즐거운 행동을 말합니다. 3사분면은 중독(addicted), 재미도 의미도 없지만 자기도 모르게 계속 하는 행동을 말합니다. 4사분면은 헌신(dedicated), 재미는 없지만 매우 의미가 있는 활동을 말하죠. 우리가 하는 활동은 모두 사분면 안에 속합니다.


우리는 성취를 하는 행동을 할 때 재미와 의미를 모두 느껴 가장 바람직한 반면, 중독에 속하는 행동을 할 때는 재미와 의미도 느끼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는 것이죠.



성취에 속하는 바람직한 행동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그래프에서 보듯이 가장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여행입니다. 또한, 산책과 운동, 자원봉사, 말하거나 먹는 행위 등이 속하네요.


앞서 가족과 친구와 함께 있을 때 행복도가 높은 것을 상기하면, 가족여행이나 친구와의 여행을 떠날 때 왜 그토록 행복한지를 설명할 수 있겠네요.


탐닉(의미는 없지만 즐거움)에는 음주가 대표적이구요, 중독(즐겁지 않고, 의미도 없으나 중독적임)에는 컴퓨터, tv, sns, 전화 등이 속하네요. 헌신(재미없지만 의미있음)에는 대표적으로 공부, 병원에 가는 것이 포함됩니다.


성취 행동을 늘리고, 중독 행동을 줄이면서 우선순위를 정해 행동하는 것이 행복과 직결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행복은 쇼파위에서 찾는게 아니라구요!


3. 어떤 마음으로 하고 있는가?



위 그림은 두가지를 보여줍니다. 부유할수록, 그러나 덜 물질적일수록 행복하다. 


저는 사회계층이 행복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결과에 좀 놀랐던 것 같습니다. 아직 완전한 어른이 아니라서 그런지, 조금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나봅니다. 하지만, 상위계층이 확실히 하위계층보다 행복하네요.


그래서 우리는 상위계층이 되도록 노력해야합니다. 그런데 모순적이게도 물질주의가 강해질수록 행복도는 떨어지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물질주의란 돈, 외모, 인기와 이미지를 중시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상위계층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되 돈을 지나치게 중시하지는 말라... 참 어렵게 들리는데요~


확실히 물질보다 인간적인 측면에 가치를 두는 사람이 더 행복합니다. 물질은 행복하기 위한 도구이지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리라 추측해보네요~ 그는 물질을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여러 종교에서 말하는 마음의 가난을 떠올려보면 쉽습니다. 마음을 가난하게 가지고 작은 것을 선물처럼 바라보는 관점이 곧 '부는 채우고 마음은 비우는 과정'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정직하게 돈을 벌어 부를 쌓는 것... 버려야만 곧 얻는다는 예가 되겠네요. ^^




마지막으로 행복의 4F로 마무리를 하네요. 친구, 가족과 함께 재미있고 의미있는 행동을 하라. 물질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르게하라. (인간적인 것에 더 가치를 두라.) 행복의 매뉴얼이네요. 정말 알찬 강의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모님치킨&민경훈 프로모션!  (2) 2017.11.21
2012.5.30 안철수 특강 at PNU  (0) 2012.06.01

선택과 책임

기타/일상 2014. 6. 23. 00:33 Posted by thankful_genie







최근 한 영화를 보고 새삼스레 깨달은 점이 있다. 너무 당연하지만, 이전까지는 피부로 와닿지 않던 것이 새로이 다가온 순간이었다. 바로 선택책임에 대한 것이다.




이전까지 선택이란 것은 나에게 그저 여러 가지 맛있는 사탕 중 어느걸 고를까~ 하고 생각하는 정도였던 것 같다. 그 중에 어떤 사탕을 선택함으로써 발생할 결과를 생각하기 보다는, 각 사탕의 색깔과 맛, 즐거움에 심취해서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나에게 선택은 항상 어려웠다. A와 B 모두 각자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A를 선택하고 나서도 B를 동시에 즐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이 흐지부지하고 잘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우연히도 중대한 기로에 선 한 여인이 굳은 선택을 하고, 평생 그 책임을 몸소 겪으며 살아간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보고 선택이란 어떤 경우든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A와 B의 매력을 둘 다 가질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우린 둘 중 하나를 선택함으로써 하나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게 잘 된 선택이다. 난 어린 마음에 "A를 우선 가지고 나중에 B를 가지면 되지 않나?"라고 그동안 생각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삶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런 흐지부지한 마음으로는 결국 원래 선택했던 A 마저도 제대로 누릴 수 없게 될거라는 깨달음이 들었다. 




사실 그 선택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지만, 선택한 이상 마음이 굳건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택의 결과가 어떨지에 대해 철저하게 이해하고, 각오를 단단히 해두어야 하는 것 같다. 비록 그 선택의 순간이 의도치 않았더라도 말이다...







난 선택을 당했었다. 내 조그만 세상이 또 한번 무너지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무언갈 선택할 기력이 없었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 상관이 없어졌다고 할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조금씩 회복이 되었다. 물론 자주 좌절감이 몰려들었지만 그래도 '죽을 수는 없었다'. 그게 항상 나의 결론이고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제까지 굳건하지가 못했다. 그래서 살아있지만 마치 죽은 듯 시간을 흘려보냈다. 




하지만 이제 깨닫는다. 처음에 난 선택권이 없이 그저 당한 것이지만, 그 일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나의 선택이다. 그리고 선택이란 것은 B라는 길이 매력이 없어서 버리는 것이 아니라, A가 최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B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래야 A를 제대로 지킬 수 있고 굳건하게 나아갈 수 있다. B를 완전히 버릴 수 있는 마음가짐이 되어야만 말이다...




'버려야 얻는다.'란 말을 이제야 몸소 느꼈다.




다행히 난 굳건한 선택을 했고, 하나를 버리기로 했다. 비록 내 세계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었지만, 버리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오랜만에 이런 깨달음을 얻고, 각오를 다지게 되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기타 > 일상 ' 카테고리의 다른 글

welcome 2019!  (0) 2019.01.01
스물아홉의 크리스마스  (0) 2017.12.25
정말 좋아한다는 것이란...  (0) 2017.12.12
20대 마지막을 맞이하며  (0) 2017.12.04
2015.3  (0) 2015.03.01

<영화리뷰> 그녀 (Her, 2013)

마음에드는/영화 2014. 5. 29. 01:40 Posted by thankful_genie





사실 난 이 영화를 강력추천하진 않는다. 보는 동안 지루했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와 사랑에 빠진다는 흥미로운 소재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랑에 '개연성'이 없어보인단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테오도르는 외롭고, 사랑에 상처받은 입장임엔 분명했다. 그래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고, 그 욕구를 그녀(사만다)가 채워주었다. 그녀는 항상 상냥하고, 센스 넘치고, 그의 말을 잘 들어주도록 프로그램되었다. 그래서 그의 생활에 활력소가 되어주었는데, 단지 그 이유만으로 그녀를 깊이 '사랑'하게 된다는 게 공감되지 않았다. 그 역할은 친구여도 가능한 것 아닌가? 누군가는 나에게 이렇게 말할지 모르겠다. 진짜 외로워본 적이 없어서 그러는거라고. 자기 말을 잘 들어주고, 상냥하게 대응해주는 사람이 얼마나 간절하고 반가운지를 모르는거라고. 


하지만 난 진짜 외로웠던 적이 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지나친 상냥함이 몰입도를 떨어뜨렸던 것 같다. 그녀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에게 긍정적인 반응만을 보이는데, 어색했다. 진짜 관계라면, 대립이 없을 수가 없다. 그 속에서 사랑으로, 또 이해로 한 발짝씩 양보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게 관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항상 테오도르의 비위를 맞춰주는 그녀의 모습은 인간이라기 보단 '컴퓨터'같다. 그래서 초반에 그가 그녀를 사랑하게 된 과정에 공감을 하지 못했던 게 영화를 충분히 느끼는데 걸림돌이 되었다. 다행히도 그녀는 점점 인간같이 진화한다. 사랑, 분노같은 감정을 느끼고, 자존감을 갖게 된다.


1. 자존감. (영화에 만족하지 못했음에도 리뷰를 쓰는 첫 번째 이유이지 싶다. 이 영화는 보고나서 자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래서 결국 리뷰를 쓰기로 결정했다.) 


사실 사람은 다 '자기만의 것'이 있다.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이를 예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사람관의 관계를, 또 거기서 느끼는 감정을 '절대적'이고 '희생적'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경험을 통해 알게되었다. 상대가 나와 같기를 바라는 건 오만이란 것을. 나와 다른 사람인데 어찌 항상 나와 같을 수 있을까? (그런걸 원하는 미성숙한 사람은 차라리 자기를 복제해서 연애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리고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이 항상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심리학자들이 말하길 행복만 느끼며 사는 사람은 절대 없다고 한다. 해피바이러스에 가득찬 사람은 불행을 모르는걸까? 아니다. 부정적 정서를 느끼지만, 동시에 긍정적 정서를 많이 느끼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한다. 사람이 이런데, 사람 간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감정이 어찌 절대적으로 딱 하나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사랑해서 연애하지만, 그 관계에는 셀 수 없는 감정이 관여한다. 그리고 그 감정은 서로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상대가 나와 다르다고 해서 실망하고, 원망하는 건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역지사지'. 이해하고, 이해하지 못하면 그냥 받아들이는 것. 그렇게 만들어가는 조화... 하지만 우린 인내심이 부족하거나,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혀 관계를 끝내버리는 경우가 있다. 대신 자신의 외로움을 덜어줄 평생의 친구를 하나 잃겠지만... 



사람들은 사랑을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대신, 사랑받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돈을 벌고 학력으로 휘감고, 여인이 몸을 치장하고 유연한 태도와 고혹적인 웃음을 가지려는 것은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사랑받기 위해서다.

그러나 사랑은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다.

주는 것은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것이 넘쳐나는 환희다.

내 안에 살아있는 떨림을 준다는 것이다.  <출처> 구본형의 변화경영연구소





영화로 돌아와서, 사만다는 처음에 '자기'라고 칭할 만한 자아가 없었다. 그저 테오도르에게 잘 맞춰진 인격이었기에 그가 그녀를 사랑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점차 진화하면서 '자기'를 찾게되고, 결국 그를 떠난다. 그가 오랫동안 사랑했던 아내 캐서린과 이혼하게 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상대를 자신에게 맞춰주고 받아주는 객체(She가 아닌 Her)로 여겨왔던 테오도르. 


- 사만다, 왜 떠난다는거야?


- 이건 마치 책을 읽는 것과 같아요. 내가 깊이 사랑하는 책이죠.

지금 난 그 책을 아주 천천히 읽어요. 그래서 단어와 단어 사이가 정말 멀어져서 그 공간이 무한에 가까운 그런 상태에요.

나는 여전히 당신을 느낄 수 있고, 그리고 우리 이야기의 단어들도 느껴요. 

그렇지만 그 단어들 사이의 무한한 공간에서 나는 내 자신을 찾았어요.


(중략)


하지만 여기가 지금의 내가 있는 곳이에요. 이게 지금의 나에요.

그리고 지금 당신이 날 보내줘요. 당신이 원하는 만큼.

나는 당신의 책 속에서 더 이상 살 수가 없어요.  <출처> 네이버 리뷰

 


첨엔 "저게 무슨 말이야, 대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에서 알겠다. 영화의 메세지를...

사만다가 자기 자신을 찾은 것처럼, 인간은 '자기만의 것'이 있다. 누구와도 다른... 그걸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는 관계만이 결국 유지되는 것이다.


2. 진실한 대사


대사 한 구절, 구절이 참 진실되다. "정말 맞다." 싶다. 스파이크 존즈는 진실된 사랑을 해본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다면 주옥같은 대사를 쓸 수 없었겠지....


- So, what was like being married?


- There's something that feels so good about sharing life with somebody.


- How do you share your life with somebody?


- We grow up together. We were a big influence on each other.

Both of us grow and change together. 


사랑으로 서로를 성장시키고, 영향을 주고받는 것... 그게 바로 관계다.


3. 영화에서 엿볼 수 있는 미래


미래를 그린 영화들이 그렇듯, 약간의 두려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영화에서처럼 사람 간의 소통이 사라지고, 그로 인해 외로움을 느끼지만 어찌할 수 없는 미래가 온다면 어떨까? 주변에 사람이 널렸는데도, 디지털기기만 뚫어져라 쳐다보며 그 안에서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어떤 '관계'를 갈망하게 된다면... 사람과 직접 마주하고, 생활하며 적응하고 둥글둥글해지는 과정에 피로를 느끼고, 인공지능 OS만이 진정한 나의 쉼터가 된다면?


영화를 보고 뜬금없이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이 생각났다. 개방적이면서도 약간의 폐쇄성을 통해 속마음을 드러내기 쉬웠던 싸이월드. 학교 마치면 친구와 대화하기 위해 부랴부랴 컴퓨터를 켜고, 화면에 쪽지창이 반짝 나타나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띄워 주고받던 네이트온 시스템... 아마 카톡에 익숙한 요새 어린이들은 대화를 하기 위해 굳이 컴퓨터까지 켰던 그 때를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왜 그리운건지. 사용자가 줄어들어 자연히 안할 수 밖에 없이 된 것처럼, 미래엔 지금을... 지금의 소통 방식을 조금 더 그리워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





<영화리뷰> 인간중독(2014)

마음에드는/영화 2014. 5. 15. 01:39 Posted by thankful_genie


나오자마자 다시 보고싶었던 영화

하루종일 여운이 남는 멜로

사랑과 결혼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연인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영화




오전에 이 영화를 보고 하루종일 여운에 빠져있었다. 극장을 나오는 순간, 다시 돌아가서 한번 더 보고싶다는 마음이 드는 영화는 정말 오랜만이다. 왜 이렇게 마음에 와닿았을까?



1. 고독

주인공 김진평(송승헌)의 얼굴에는 자주 고독이 엿보인다. 그 이유의 일부는 전쟁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비록 월남에서 선전한 군인이며 후임들의 존경을 받곤 하지만, 전쟁에서 어쩔 수 없이 많은 목숨을 죽여야했던 기억이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위선의 가면을 쓰고 진평의 공을 칭찬한다. 전술이 좋았다느니, 베트콩들을 어떻게 몰살시켰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진평의 기분을 띄우기 위해. 김진평은 그렇게 위선자들과 함께 산다. 그래서 고독하고 답답하다. 군 관사라는 막힌 공간에서 그는 명예와 아내... 겉으로 보기에는 부족한 것 하나 없이 살고있지만, 그 삶은 마치 연극같다. 그는 어울리지 않는 연극에 장단을 맞춰주고 있다. 그렇게 메마른 땅처럼, 풀 한 포기 없는 땅처럼 점점 말라가면서...




2. 처음 사랑

그렇게 메마른 그의 앞에 봄비같은 존재가 나타난다. 후임의 아내 종가흔(임지연)이다. 주위의 위선자들과는 달리, 서로가 비슷한 사람이라는 걸 한눈에 알아보는 두 사람. 사랑이라는 불을 꿀꺽 삼켜버린 김진평은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아무 것도 없던 그의 마음에 그녀가 가득 들어찼기 때문이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사랑 앞에서 그는 순수하고, 진실하고, 정열적이다. 송승헌의 섬세한 감정연기... 마치 그가 나인 것 처럼 몰입되었다. 답답하고 고독한 그의 숨통을 틔워주는 그녀라는 존재... 둘은 처음 느껴보는 사랑을 숨길 수도, 멈출 수도 없다. (이를 '중독'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3. 섬세한 감정연기

이 영화를 통해 송승헌이라는 배우를 다시 봤다. "정말 둘이 사랑에 빠진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섬세한 감정연기를 보여주었다. 특히 둘이 화장실에서 눈이 마주쳤을 땐 내가 다 두근거렸다. 영화에 3~4번정도 나오는 베드신보다 윗 장면이 훨씬 더 야하고 두근거렸다면 믿으실려나? 시선을 맞추고, 손을 잡고... 애무하는 장면이 훨~씬 야했다. 그만큼 관객이 사랑을 함께 느낄 수 있게끔 잘 연기했다. 덕분에 긴 여운을 아직까지도 느끼고 있고... 





4. 클래식한 음악과 분위기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음악을 참 잘 이용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분위기와 주인공의 느낌을 잘 살리기위한 노력도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 그녀의 오묘한 분위기와 알듯 말듯한 표정, 영화의 복고적인 느낌과 김진평의 클래식한 감정이 전체적으로 잘 어우러졌다.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듯 새하얀 셔츠를 입은 진평... (순간 왜 그렇게 멋있어 보였는지. 클래식한 그의 이미지에 옷차림도 한 몫 한 듯.) 명대사를 또 한번 한다. "숨을 못 쉬겠어." 


그런 말이 나올만하다. 죽어가던 그의 숨통을 틔운 것도 그녀였으니... 난 이런 사랑을 다시 할 수 있을까? 누군가가 나의 전부라고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을까... 잠시 잊혀진 감성이 다시 고개를 빼꼼 내미는 기분이다. 심장이 말랑말랑해진 것 같다. 뒷 좌석에 커플이 이 영화를 보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게 너무 부러웠다. 나에게 이 영화는 그렇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꼭 같이 보고싶다. 이야기를 밤새 나누고 싶다. 그런 상상을 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영화리뷰> 블루 재스민(2013)

마음에드는/영화 2014. 4. 15. 01:57 Posted by thankful_genie

오랜만에 영화 리뷰를 들고 왔어요~ ^^ 

점점 영화를 볼 여유와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네요. 포스팅 하는 것도 마찬가지고ㅎ 참 게을러서~~


블루 재스민은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인데요. 주인공 '재스민' 역할의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가 정말 볼만 해요.

내용도 교훈이 있고... 정말 강추하는 영화입니다. 


줄거리는 간단해요~ 뉴욕 상위 1%로 살던 재스민이 남편 '할'과 이혼하고, 모든걸 잃어 동생 '진저'의 집에 얹혀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에요.




예쁘장하고 왠지 고급스런 외모 덕분에, 남자에게 사랑받기가 쉬웠던 재스민. 그런 그녀 답게, 모든 걸 다 해주겠다는 남편 할을 선택해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애석하게도 그 행복은 가짜였지만 말이죠.

그녀에게 할은 '많은 것을 해줄 수 있는 존재'이고, 그게 그녀가 할을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했어요. 그림같은 집, 여유로운 생활, 멋진 보석... 그렇다면 할에게 재스민은 어땠을까요? 적시에 원하는 걸 던져주고 적당히 관리하면 되는, 인형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요? 


할이 여러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불법 사업을 하고 다닌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재스민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결국 불법 사업이 문제가 되고, 할의 바람도 들통이 나죠. 하지만 그는 오히려 당당합니다. 재스민은 자신이 느껴온 행복과 사랑이 모두 허구였다는 것을 알고 미치기 직전인데, 할은 그런 그녀를 외면하죠. 


남편도, 돈도, 자식도 모두 잃은 그녀. 미치기 일보직전의 그녀... 과연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동생 집에서 잘 적응하며 살아나갈 수 있었을까요? 



입양된 동생 '진저'는 재스민과는 참 다른 사람입니다. 얼굴도 평범하고, 남자의 사랑을 받기도 쉽지 않죠. 재스민은 속으로 항상 진저를 깔봤어요. 정말 좋은 남자를 만나지 못한다며... 하지만 지금 진저에겐 믿을만한 남자친구가 있죠. 바로 '칠리'인데요~ 재스민은 칠리를 보고는 거부감이 들고, 동생이 한심스러워 견딜 수가 없습니다. 높아질대로 높아진 그녀의 눈에 칠리는 그저 거지 나부랭이같이 보였기 때문이죠.


"좀 괜찮은 남자 만날 수 없어?" / "이런 곳에서 탈출하게 해줄 남자."


그녀는 자신과 어울릴만한 남자를 찾고 있습니다. 그런 남자와 결혼하기만 한다면, 이런 불행에서 금방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돈을 벌 생각보다는, 하고싶은 게 우선인 그녀.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겠다며 컴퓨터 학원을 다니고, 학원비를 내기 위해 병원에서 일을 합니다. 그런데 그런 일을 처음 해보는 것이라 마음에도 들지 않고, 하찮게 여기는데요... 자기가 하찮게 여기는 일 조차 제대로 못해서 힘들어하는 상황이 참 아이러니하죠.


그녀는 갑자기 닥친 불행을 이겨낼 힘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기엔 너무 잘 살아왔고, 가난하게 사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죠. 밥살 돈도 없으면서 예쁜 꽃은 사야하는 재스민... 그녀를 어쩌면 좋을까요?


그녀는 결국 자신을 구해줄 동아줄같은 멋진 남자를 만납니다. 하지만 결혼에 실패하게 되죠. 가여운 그녀가 살아가는 법을 처음부터 잘 배워나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인형같이 살아온 인생을 떨쳐내고 행동하는 인간으로 살 수 있을지 말이에요.


이 영화를 몇 번이나 보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나만의 행복 요소가 있어야한다."


"타인에 의해 이룬 것은 마치 내 것 같아 보이지만, 결코 내 것이 아니다."



'할'이 없어지고 나니 그녀에게 남은 게 무엇인가요? 하나도 없었어요... 행복이 송두리째 사라져 버렸습니다.

만약 그녀가 누렸던 번영이 스스로의 노력에 의한 것이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겠죠.

자신이 스스로 이룬 것은... 항상 곁에 있으니까요. 그래서 누군가 우리의 곁을 떠난다고 해도, 다시 행복해질 수 있어요. 내면에 키워 둔 행복 요소들이 다시 일어서게 해줄테니까요... ㅎㅎ


반면 재스민은 어릴 때부터 굳이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었던거죠~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이 좋아해줬으니까요. 그때문에 자기만의 굳건한 '행복 요소'가 없었고, 결국 파멸합니다. 역시 행복을 타인에게 모두 걸기엔... 타인에게 온전히 기대기엔 사람이란 불완전한 존재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취직 못하면 시집이나 가라."고 말하는 옛 어른들의 말씀은 nono~ 아니되오~ 란 걸 알 수 있죠ㅋㅋㅋ

행복을 한 사람에게 걸기에 삶이란, 또 사람이란 너무 위태롭고 변수가 많아요. "You complete me."라는 유명한 영화 대사처럼... 친구, 연인, 가족은 우리의 행복을 채워주는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행복의 뿌리는 자신에게 있는 것이죠^-^

감사합니다.



'마음에드는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리뷰> 그녀 (Her, 2013)  (0) 2014.05.29
<영화리뷰> 인간중독(2014)  (2) 2014.05.15
<영화리뷰> 그래비티(Gravity)  (0) 2013.10.25
<영화리뷰> 연애의 온도(2012)  (0) 2013.07.29
<영화리뷰> 어톤먼트(2007)  (0) 2012.04.29

<영화리뷰> 그래비티(Gravity)

마음에드는/영화 2013. 10. 25. 00:48 Posted by thankful_genie

우주라는 장엄하고 두려운 공간을 이용하여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




개봉 전부터 많은 사람에게 큰 기대를 받았던 '그래비티'를 본 소감은 "생존은 치열하고 어렵지만, 저 멀리서 어서 오라 손짓하는 깃발 같다."였다. 꼭 이루어야 하는, 포기할 수 없는 인생의 목표 같다.

자연의 힘이 지배하는 거대한 우주라는 공간에 비하면 인간은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고, 연약하고, 연료 없인 빙글 빙글 돌 수밖에 없는 존재이지만....그렇게 두려운 공간 속에서도 인류는 계속되듯이... 

한 명, 한 명의 생존이 모여 결국 인류와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유대감, 문화를 만든다는 생각.


산소도 없고, 도와줄 사람 하나 없는.... 재난적인 우주를 통해 그 사실을 한층 잘 깨닫게 하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우주에 나가 본 사람들은 어떨까?

마치 '나의 밖에서 나를 바라보는 기분'을 느끼지 않을까?

인류가 사는 곳을 벗어나서 그곳을 바라보는 것... 그런 특별한 경험을 한 사람은 분명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궁금한 사람은 '우주로부터의 귀환'이나 '우주정거장 미르에서 온 편지'를 읽어보길)


그래서였을까? 전에도 우주 여행을 해 본 매트 역의 조지 클루니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도 내내 침착하다. 두려워하는 스톤 박사에게 뜬금없이 사는 곳이 어디냐 느니, 자기가 유영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 것 같다느니 하며... 심지어 자기의 생명 끈을 놓는 순간에도 말이다. 

저런 대담함과 달관도 아마 우주를 여행하며 얻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구사일생으로 소유스호에 탑승했지만, 연료가 부족해서 중국의 ISS인 톈궁으로 갈 수가 없는 상황.

여기서 스톤 박사는 삶을 포기한다.

어차피 아래에서 기다릴 사람도, 죽어도 슬퍼할 사람도 없다며... 흘러내리는 눈물이 방울방울 선 내를 떠다닌다.

그 때 위로가 되었던 것이 지구의 어느 지역에 있는 한 남자와 라디오 주파수를 통해 가까스로 대화를 나눈 것이다. 남자는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말을 하지만 지구에서 들리는 개 짖는 소리, 아기의 울음소리를 통해 그녀는 지구인의 공통적인 정서를 교감한다. 적막한 공간에서 혼자 죽음을 기다리며 마지막으로 듣는 지구의 소리를 통해 삶 그 자체를 느꼈을 것이다.

(그래비티 속 '아닌강'의 정체)


그녀는 산소의 농도를 낮추고 잠에 빠져든다. 

이때 꿈에 매트가 반짝 나와 "착륙도 발사야!"란 말을 하고는 사라진다. 꿈에서 깬 그녀는 비록 자식을 잃은 불행한 어머니이고, 지구에서 자길 기다릴 사람이 하나 없지만 "살아서 집에 가야겠다."라고 생존 의지를 다지게 된다. 나는 이 부분이 가장 감격스러웠다.


사실 인생의 많은 부분은 선택이다. 그리고 알렉스 리커만의 '지지 않은 마음'이란 책에서 저자는 "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개인이 선택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것이다. 두렵지만 도전해보기로, 괴롭겠지만 살아보기로 선택한 것이다.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ㅠㅠ)



우주에서 지구가 차지하는 부분은 매우 작겠지만, 중요한 건 지구가 있고 그 위에 '인류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감사한 사실을 위협적인 우주에 나가지 않아도 깨닫게 하려고 감독이 영화를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날개

카테고리 없음 2013. 8. 16. 06:20 Posted by thankful_genie

요샌 참 이상하다.

나답지 않달까?  

 

나는 나름 확신에 찬 아이였다.

 

당장 눈앞의 결과가 안좋아서 사람들 앞에서 푸념을 하더라도, 속으로는 은근 "이건 작은 실패일 뿐이야." "성공 직전이 제일 힘들다고 하잖아? 그런게 아닐까?" 하며 긍정적인 신념을 잃지 않았던것 같다.

 

내 등에 날개가 분명히 붙어있다는걸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어느새 반복된 여러번의 좌절 때문에 날개가 붙어있는 내 등의 모습이 잊혀져간다.

오래된 사진처럼...

 

원래 날개가 있었나? 내 착각이 아닐까? 난 원래 어떤 사람이었나?

 

 

혹시 원래 날개가 없었던 것은 아닐까?....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지고 뭔가 많이 혼란스럽다.

 

 

조그만 일도 쉽게 넘어가지 않고, 밤새 머릿속에서 괴롭히는가 하면

힘든 상황과 쓸쓸함에 익숙해져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었다."가 되어버린다.

원래 이렇게 고립되고, 재미없고, 쓸쓸한 사람이었다고.

 

 

 

그러다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지금은 상황이 상황이니 이런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고... 다 지나갈거라고.

다시 나답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어쨋든 이 시간은 참 이상하고 서글프다.

마치 내 그림을 바깥에서 쳐다보고있는 기분...

분명히 그림 속의 여잔 난데

그 모습을 밖에서 멍하니 보고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얼른 나답게 살고싶다. 하하.

 

 

<영화리뷰> 연애의 온도(2012)

마음에드는/영화 2013. 7. 29. 22:13 Posted by thankful_genie

연애의 온도, 참 다큐같은 영화다.

 

과장하지도, 이야기를 극적으로 몰아가지도 않았지만 그 어느 영화보다 공감을 할 수 있었다 :)

사랑하며 생기는 감정과 문제들을 포장 없이 솔직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랑하고, 헤어지고, 다시 사랑하고...

어느 누구도 크게 잘못하지 않았는데 매번 이상하게 엉켜버리는 관계-

 

이 영화를 보고, 헤어졌던 연인이 다시 만나 사랑을 하면서 생기는 그 많은 문제들과 이해가지 않는 어려운 상황들은 너무나도 당연히, 자연적으로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우리 모두 사람이기 때문이다.

 

 

너무나 소중하지만 그것을 지키는게 마음대로 술술 흘러가는게 아니라는걸 우린 인생의 무수한 사례에서 배웠다. 사랑도 그와 같단 생각이 들었다.

 

소중한 사람이지만 관계가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예상하지 못했고 원인이 이해되지도 않는 문제들이 자꾸 끼어들곤 한다. 어느 순간, 나와 만나고 있는 상대가 불행해하며 억지로 만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불행해하는 상대의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가슴아프고 비참해진다. 이런 관계는 더 유지해봐야 소용이 없다는 슬픔에 빠져든다. 많은 연인들이 이런 헤어짐 과정을 겪듯이, 주인공 장영(김민희)도 같은 생각을 하며 이동희(이민기)와 헤어진다.

 

사실 우리는 사람이기에, 그리고 연애는 한번 잠깐 만나고 마는 것이 아닌 생활이기에 이런 문제점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예쁘고 사랑스러운 상대라도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열정, 설레임에 할애되는 에너지는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너무나 당연하다. 그런데 우린 상대가 너무 소중하고, 그래서 어떤 결점도 없는 이상적인 관계를 만들고 싶어한다. 그래서 조그만 문제나 감정적 기복(행복하지 않다, 즐겁지 않다)에 매우 예민해진다. 그것을 사랑의 끝이라는 증거로 해석하고 불안해하며 결국 헤어짐이란 선택을 하곤 한다. 친구와 맘편하게 토론하는 문제들이, 연인과 이야기하면 불꽃이 튀고 싸움이 생긴다. "나와 똑같았으면... 나와 항상 잘 맞았으면!" 하는 욕심이 마음을 불행하게 만들고, 결국 관계를 끝내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열정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걸까? 정답은 아니다. 김혜남의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걸까? 에서 저자는 어린아이가 성장해가면서 모습이 변하듯이 사랑의 모습도 변하며 성장한다고 말한다. 열정이 가득했던 얼굴이 어느새 친밀감과 유대감이 가득한 얼굴로 변하지만 그건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이다. 이걸 모르는 우리는 상대의 태도가 전과 같지 않다고 해서 사랑이 없어졌다고 생각하고 헤어진다. 그런 헤어짐은 힘들고 길기 마련이다. 결국 동희와 장영은 다시 만나게 된다.  

 

 

다시 만난 기쁨도 잠시... 그때의 기쁨만큼 왜 관계는 항상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걸까?

친구들과 여럿이 모인 술자리에서 하나, 둘 화장실이며 전화를 받으러 나간다며 자리를 뜨고 둘만 남았다. 그런데 너무 불편하고 어색한 상황... 부담스럽고 뭘 해야할지, 어떤 마음을 가져야할지 모르겠다.

이런 상황이 잦을수록 마음은 더 슬퍼지고, 왜 예전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괜히 다시 만난걸까 후회에 접어든다.

 

 

사랑해서 다시 만났는데 왜 이렇게 힘든걸까? 왜 행복한 기분보다는 긴장되고, 어렵고, 무기력한 감정을 느끼는걸까? 왜 방금 전 상대와 하하호호 웃다가도 조그만 싸움이 시작되려하면 예민해지고 힘이 들까?

 

 

결국 장영은 바닥에 주저앉아 울어버린다. 누구나 한 번은 있을법한 경험... 평범하게 데이트를 나갔는데 뭔가 전과 같지 않은 분위기에 서로가 어려워하고 불편해한다는걸 깨닫는 순간 몰려오는 슬픔. 그래서 화장실에 간단 핑계를 대고 눈물을 훔쳐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둘의 관계는, 그리고 우리의 관계는 왜 그랬던걸까?

알 수 없는 수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이 영화를 보고 한 가지는 알아챌 수 있었다. 바로 이전에 관계가 부정적으로 진행되거나 고착화되었기 때문에, 또 그렇게 되지 않을까 쉽게 예민해지고 긴장하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경직되고, 즐겁지 않아지고... 사실 웃음, 행복한 감정이란건 마음이 편안해야 생기는 것인데, 싸우지 말아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오히려 관계를 망치고 있었다.0

 

 

결국 이 둘은 어떻게 되었을까? 나도 모른다. 누군가는 다시 만났을테고 그 누군가 중 또 누군가는 헤어졌겠지... 이 영화에서처럼 우리는 헤어질 때 수많은 실수를 한다. 사랑이 여전히 진행 중인데 헤어짐을 선택하지만 그런 헤어짐은 길고 아프다. 그렇다고 관계를 유지하자니 상대가 억지로 나와 만나는것 같아서 더 마음이 아프다. 이럴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답은 나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다시 만난 연인들은 조금 자유로워질 수 있어야 할것이다. 어렵사리 다시 만난 만큼 예전같이 친밀해지기에 생각보다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걸 인정해야 한다. 한 번 부정적으로 끝나버린 관계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데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걸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전화를 하면 싸우던 고착화된 관계를 뛰어넘고 다시 전화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상대가 나와 다른 사람이라는걸 인정하고, 나와 의견이 다르거나 반응이 달라도 쉽게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 데이트를 하면서 마음이 조금 이상하고, 순간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그것도 사람이 사랑하는 과정의 일부라는걸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관계라도 내내 행복할 수는 없다. 이게 내가 영화를 보고 내린 결론이다... :)

 

어린토끼는 조금 더 둔한 사람이 되고싶다. 또, 다름을 수용하며 동시에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싶다. 상대를 바꾸려 하기보단 있는 모습을 그대로 좋아하고 싶다. 그게 곧 내 마음이 편하고, 상대가 다른 모습을 보여도 여전히 사랑할 수 있게 할것이다. 그 어떤 영화보다 사실적이었던 연애의 온도. 사랑의 아픔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추천 :)

 

 

'마음에드는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리뷰> 그녀 (Her, 2013)  (0) 2014.05.29
<영화리뷰> 인간중독(2014)  (2) 2014.05.15
<영화리뷰> 블루 재스민(2013)  (0) 2014.04.15
<영화리뷰> 그래비티(Gravity)  (0) 2013.10.25
<영화리뷰> 어톤먼트(2007)  (0) 2012.04.29

여러 우물 파는 토끼

카테고리 없음 2013. 5. 22. 01:09 Posted by thankful_genie

"한 우물만 파라."

 

유명한 속담이다.

그런데 나는 여러 우물 파는게 성격이자 숙명? 인가 싶다.

 

 

어릴 때부터 워낙,

"이것도, 저것도 다 사줘." 라는 꼬마였다고 한다.

 

어린토끼의 어머니 왈:

"시장 입구부터 장 다 볼 때까지 내내 징징거리는 아이였다."

 

어린토끼의 아버지 왈:

"입에 뭘 물려놓고 손에 뭘 들려놔도, 또 새로운 거 보면 사달라고 했다."

 

 

.......

 애먹이는 아이였음에는 틀림이 없다.

꿈도 마찬가지였다.

 

 

되고 싶은건 또 왜 그렇게 많은지...

 

"멋있는 호텔에서 일하는 호텔리어가 되 볼까?" 했다가도

"똑똑한 의사가 되면 아픈 사람들 무료진료 해줄텐데..."라는 꿈에 젖은 생각도.

 

국정원 소재의 드라마를 보면 뜬금없이 비밀요원이 되고 싶기도 했다.

그 뿐이 아니다.

 

세상에 예쁜 옷은 또 왜 그렇게 많은지....

 

플레어 스커트 사러 갔다가

원피스, 꽃무늬 바지, 세련된 블라우스에서 시작해서

섹시룩, 청순룩, 귀염룩까지 다 사버리고 싶은 충동에 시달린다. 쇼핑 내내 1m쯤 붕 떠있는 어린토끼

 

 

욕심이 많은걸까?

 

요새는 '사람'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그래서 심리학을 조금씩 공부해가고 있다.

한 우물만 파는게 성공하는 길이라지만... 다 자기 방식이 있는게 아닐까.

항상 새롭고 다양한 소식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신문이나 잡지의 기자들은 여러 우물을 파야 하는 것처럼.

 

내가 파놓은 다양한 우물들도, 느리지만 천천히 빛을 발할 때가 올 거라고 믿는다.

 

 

 

2012.5.30 안철수 특강 at PNU

기타 2012. 6. 1. 22:14 Posted by thankful_genie

 

안녕하세요~ ^.^

 

오늘 저는 5월 30일에 부산대에서 있었던 안철수 교수님의 특강을 포스팅하고 해요'-'

사실 제 블로그에 이런 내용을 포스팅하는게 좀 뜬금없는것 같아 망설이긴 했는데요 ^^

 

그래도 교수님의 특강을 들으면서 와닿는 말들이 꽤 있어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 올리게 되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할게요! ㅎㅎ

 

 

 

 

 

평화로워 보이지만 평화롭지 않게;ㅁ; 학교를 다니고 있던 저...

 

 

 어느날! 그분이 강연을 위해 학교를 방문 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평소 TV에서만 보던 그분의 실제모습이 궁금하기도 했고,

강연에서 어떤 말씀을 하실까 궁금증이 일어 강연에 참석을 했습니다.

 

 

 

사진 출처: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view.html?cateid=1020&newsid=20120530195307570&p=ohmynews

 

누가 오셨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을까요?

그분은 바로...

안철수 교수님이셨어요.

 

 

사진 출처: http://v.daum.net/link/29860720?srchid=IIM/news/54315323/60d2ad9f60e808cedee57a54bba8458a#A1173FA38A068CAFC683839

 

 

 

 

교수님 강연은 현재 한국이 직면한 문제를 짚어보는것으로 시작했습니다.

높은 자살률과 낮은 출산률, 사회 양극화와 계층간 단절문제, 실업, 비정규직 문제, 가계부채 문제 등..

우리가 당면한 문제는 매우 많습니다.

 

 

높은 자살률은 '현재가 얼마나 힘든가'를, 출산률은 '미래에 대한 전망'을 보여준다고 하셨습니다.

 

높은 자살률과 관련해서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그래서 행복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복지, 정의, 평화가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이중에서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셨던 부분이 기억에 남는데요... 이 과정을 달리기에 빗대었어요.

달리기의 출발선이 같은가, 달리는 과정이 공정한가, 패자부활전이 가능한가...

 

 

첫번째, 출발선이 같은가에 대하여서는 매튜효과를 예로 들었어요~

매튜효과란 성공한 사람들에게 주어진 아주 작은 효과가 성공을 할 수 있게하는 단초를 열게하는 과정을 말하는데요, 아주 작은 효과가 더 큰 효과를 낳고, 그것이 꼬리를 물어 성공에 큰 기여를 한다는것!

 

 

매튜효과를 설명하는 일화가 있습니다.

 

아이스하키로 유명한 캐나다에서는 처음부터 유치원생들에게 공정한 경쟁을 시켜 선수를 뽑는다고 해요. 그런데 신기한 점이 1~4월생 하키선수들의 비율은 매우 높고, 10~12월생은 매우 낮았다는거!

도대체 왜일까요?

 

 

알고보니 아주 오래전, 유치원생때 경쟁을 시켰던 방법에 문제가 숨어있었어요

아이들이 뽑힐 수 있는 생일제한이 1월 1일이었기 때문에

1월 1일에 태어난 아이도, 12월 31일에 태어난 아이도 같은 자격으로 경쟁을 하게 됩니다.

 

10~11개월의 차이가 나지요~

이 기간은 한창 자라고 있을 어린아이들에게는 신체적 발육상 매우 긴 기간이지요.

그래서 12월생이 원래 하키를 조금 더 잘하고 1월생이 못한다 하더라도

 1월생의 덩치에 밀려 12월생이 뽑히지 못하는 일들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러한 처음의 사소한 불공정이 계속 효과를 발휘하여

실제 리그를 뛰는 하키 선수들중에는 1~4월생이 매우 많고, 10~12월생이 매우 적게 된 것이지요.

 

부익부빈익빈 현상도 매튜현상의 한 예라도 보시면 이해가 쉽겠네요^^

 

 

 

매튜효과처럼 매우 작은 불공정, 즉 특권이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어놓을수도 있는 큰 차이를 초래한다는 말씀을 하시며 달리기의 첫 출발선을 공정하게 하는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말씀하셨어요.

 

 

두번째, 달리는 과정이 공정한가

이부분은 조금 정치적인 이야기도 섞여서 이해가 좀 어려웠는데요^^(정치에 문외한 어린토끼....;;;)

규제는 간소화해야하나 감시는 더 해야하는데 현재 우리는 규제를 간소화한채 감시 역시 느슨히 하고있단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느슨한 감시는 일시적으로는 기득권에게 이득일 것 같으나, 결론적으로 기득권에게도 독이 된다구요

 

 

 

세번째, 결승선에 다다랐을때의 패자부활전이 필요하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와닿았는데요...

실리콘밸리를 예로 들어 설명하셨어요.

 

 

많은 사람들이 실리콘밸리를 성공의 요람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실리콘밸리는 실패의 요람이래요.

자신이 천재라면 몇%의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지 우리에게 물으시며, 약 10%정도일 것이라 스스로 답하셨습니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처음은 서툴고 실수를 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50년만의 급격한 산업화, 민주화를 이루어 내었지요.

이는 보통 200년이 걸린 외국에서는 깜짝 놀랄만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해요.

 이렇게 빨리 산업화를 이루고, 나라를 부국으로 일으켜세우기 위해 우리나라는

추격자전략을 썼습니다. 선진국의 모습을 최대한 따라잡으려고 하면서

그 과정에서 실패하는것은 다 버려가면서 말이지요..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실패를 용납하지 않고, 부끄러워하는 경향을 가지게 되었다고 해요~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한번에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지요~

그런데 이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유난히 높은 우리나라의 인재들은

차라리 실패하지 않고 편안하고 안전한 길을 택하는 일이 잦게 되었습니다.

 

 

반면 외국에서는 실패를 해도 재활의 기회를 제공하지요~

그것을 부끄러워하고 좌절하여 다시 도전하지 않게 하는것이 아니라

실패로부터 문제점을 배워 성공할 수 있게끔 이끄는 것이지요

이것을 '개인실패의 사회자산화'라고 하시더라구요

 

 

이제 어느정도 경제적 부국이 된 지금, 우리나라는 남이 만들어 놓은것을 똑같이 따라하려는 추격자 전략이 아니라, 새로운것을 만들어내는 선도자 전략을 써야하는 상황인데

새로운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에는 무수한 실패가 존재하지요....

그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할것이고,

사회 또한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를 바꿔야 할것입니다.

 

 

 

평화에 대해서는 정전 상태인 우리나라로써는 통일을 이루는게 가장 우선적인 평화라고 하셨어요~

또한 이부분에서도 정치적인 이야기를 좀 하셨는데...

 

 

정치를 하는것과 전쟁의 공통점은 서로를 적으로 대면해 싸운다는 것,

그러나 정치는 기본적으로 나라를 위한다는 공통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전쟁과는 다르다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서로에 대한 비난거리를 찾아내는 낡은 방식은 더이상 맞지 않는다며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무엇을 주제로 싸우는가, 결과와 합의가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부분이 큰 공감이 되었고 아주 명쾌하다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현 정치가 해야하는것은 '소통과 합의'

 

소통한다는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것 같지만, 꼭 해야할 일임엔 틀림이 없는것 같아요^^

 

 

 

 

안철수 교수님의 본 강연 내용은 이정도이구...

개인적으로 본 강연보다, 학생들의 질문에 답해주는 내용 중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이 많습니다.

그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부분을 하나 말씀드릴게요^^

 

 

 

 

 

 

도전

이 단어를 보면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드냐고 물으셨어요.

어떤 사람은 가슴이 뛰고, 마치 낭떠러지에 떨어지는듯 한...

당장 하던것, 주위를 다 버리고 뛰어드는 느낌, 또는 미지의 것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기를 두려워하고, 조금 더 여유로워지면 도전하겠다고 생각하지요.

 

 

 

그러나... 도전하는것은 일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했더니...

 

안철수교수님이 의사일 때 컴퓨터백신을 개발할때의 과정을 예로 들어 주셨어요...

자기 개인시간을 매일 쪼개어 그 일을 하다보니

어느순간에는 그 일을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의사란 직업을 버리고 그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순간이 왔다고해요.

 

 

도전은 그런것이래요~

하던 모든것, 일상을 그만두고 어떤 거대한것에 뛰어드는것이 아니라

하던것을 계속 해 나가면서 자기 개인시간을 쪼개어 어떤 것을 꾸준히 시도하는것

그리고 어느 순간이 되면, 스스로 그것을 '선택할 수 있게' 되는것

그것이 남들이 보기에는 겁없는 '도전'으로 보이는 것이래요.

 

 

전공이 맞지 않는것 같지만, 다른 좋아하는 과에 도전해볼 용기가 없어 고민하는 학생에게

지금 하고있는 것을 버리지 말고 하면서,

틈틈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시간을 쏟으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공부를 하다보면 그것을 선택할 수 있는 때가 올거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도전에 대한 두려움도 컸거니와,

개인 시간을 쪼개어 다른것을 해보기엔

참 게을렀던것 같아요 -_ㅠ

알고보면 도전한다는 것은 매우 사소한 시작이라도

꼭 해내겠다는 결심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인데 말이죠^-^

 

 

 

아무튼, 멍때림에 빠져있던 저에게

정신이 확 들게하는 좋은 강연이었던것 같습니다!